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린 뒤,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곳을 찾아 저축은행 앱을 깔아본 분이 많을 겁니다. 금리 인상이 내 대출에 언제 닿는지는 따로 정리했고, 오늘은 반대편 이야기입니다. 예금 가입 화면 맨 아래에 작게 붙어 있는 문구, “이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억원까지 보호됩니다.” 그런데 이 1억이 계좌마다인지 은행마다인지, 이자까지 쳐주는 건지는 어디에도 친절하게 안 적혀 있죠.

보호의 정체는 보험이다

예금자보호는 나라가 세금으로 물어주는 약속이 아니라 보험입니다. 은행·저축은행·보험사·증권사가 평소에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보험료를 내고 그중 한 곳이 파산해 예금을 내주지 못하면 예보가 쌓아둔 기금으로 대신 지급합니다. 한도는 작년 9월 1일부터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습니다. 금융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24년 만의 상향입니다.

1억을 세는 단위는 계좌도 지점도 아닌 ‘금융회사’다

핵심은 세는 단위입니다. 한 사람이 한 금융회사에 맡긴 돈 전부를 합쳐 1억원. 계좌를 쪼개도, 지점을 달리해도 같은 회사면 전부 합산합니다.

A은행에 정기예금 8천만원과 입출금통장 5천만원을 둔 사람이라면 합계 1억 3천만원 중 1억원까지만 보호 대상입니다. 반면 A은행에 8천만원, B저축은행에 8천만원이라면 회사가 다르니 각각 전액 보호받죠. “예금은 나눠 담아라"라는 오래된 조언은 여기서 나옵니다.

이자는 약정한 만큼 다 쳐주지 않는다

1억원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인데, 이 이자가 약정이율 그대로가 아닙니다. 예보 안내에 따르면 내가 약정한 이율과 예보가 공시하는 이율 중 낮은 쪽으로 계산합니다. 단순화한 가상 예시로, 연 5% 특판에 가입했어도 파산 시점의 예보 공시이율이 연 3%라면 3%로 계산한 이자만 인정됩니다. 고금리를 좇아 갔다가 회사가 무너지면 약속받은 이자는 온전히 못 받는 셈입니다. 한 곳에 맡기는 돈을 1억에 딱 맞추지 말고 이자 붙을 여유를 남겨 9천만원대에서 끊으라는 계산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은행 창구에서 샀다고 다 보호되는 건 아니다

구분예시
보호 대상예금·적금, 외화예금, 원금이 보장되는 금전신탁
보호 제외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 후순위채권, 주식·채권

가르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운용 실적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상품인가. 은행 창구에서 가입했어도 펀드는 운용사의 상품을 은행이 팔아준 것이라 예보의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대신 펀드 재산은 판매사와 분리해 별도 기관이 보관하므로, 판매사가 파산해도 내 펀드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보호 장치의 종류가 다를 뿐입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예보 소관이 아니라는데

새마을금고·신협·농수협 지역조합의 예금은 예보가 아니라 각 중앙회가 개별 법에 따라 운영하는 자체 기금이 보호합니다. 보호해 주는 주체가 다를 뿐 한도는 똑같이 1억원으로 올라 있습니다. 우체국 예금은 성격이 또 달라서 법률로 국가가 지급을 책임집니다.

원리를 알면 할 일은 단순해집니다. 금융회사 한 곳에 이자까지 포함해 1억원이 넘지 않게 나누고, 내가 든 상품이 예금인지 실적배당형인지 확인하는 것. 보호 상품의 세부 목록은 수시로 바뀌니 큰돈을 옮기기 전에 예금보험공사 안내에서 내 상품이 목록에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움직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