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상담 창구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앞자리 손님의 말이 들릴 때가 있습니다. “저랑 연봉이 비슷한데 왜 한도가 이렇게 차이나죠.” 상담 직원의 대답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DSR입니다. 뉴스에서도 가계부채 점검회의 소식이 나올 때마다 이 단어가 따라붙는데, 정작 이 숫자가 무엇을 계산한 값인지는 모호한 채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DSR은 상환 능력을 재는 자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내가 가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계산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DSR =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 연소득) × 100

여기서 핵심은 ‘모든’입니다. 이번에 새로 받으려는 대출뿐 아니라 이미 갚고 있는 신용대출, 카드론, 할부금까지 다 더합니다. 그래서 연봉이 같아도 기존에 갚아야 할 대출이 있는 사람은 그만큼 새 대출 한도가 줄어듭니다. 마이너스통장은 개설만 해두고 안 쓰고 있어도 한도로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도 산정 전에 안 쓰는 계좌부터 정리해두는 사람이 있는 이유입니다.

같은 금액을 빌려도, 금리 유형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

DSR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가 스트레스 DSR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위험을 안고 있으니, 한도를 계산할 때만큼은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연 1.50%)를 얹어 원리금을 다시 매깁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실제로 내는 이자가 늘어나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한도를 깐깐하게 보려는 계산상의 가정입니다. 같은 3억원을 빌려도 변동금리로 받으면 고정금리보다 계산상 원리금이 커지고 그만큼 한도는 줄어듭니다.

이 제도는 2025년 7월 1일 3단계 시행으로 은행권과 2금융권을 가리지 않고 DSR이 적용되는 가계대출 전반으로 확대됐습니다. 다만 지방 주택담보대출에는 예외를 뒀습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고려해 이전 단계의 낮은 스트레스 금리(0.75%)를 한시적으로 적용받습니다.

구분계산에 들어가는 금리
변동금리 대출실제 금리 + 스트레스 금리(1.50%)
지방 주택담보대출(한시 특례)실제 금리 + 스트레스 금리(0.75%)
고정금리 대출(전 기간)실제 금리 그대로

규제 비율 자체도 대출 종류·지역마다 문턱이 다르다

DSR 계산식은 하나지만 그 값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정한 규제 비율은 대출 종류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규제지역에서 일정 가격을 넘는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또 총 대출액이 일정 규모를 넘는 고소득자가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별 DSR 상한을 따로 정해 적용한 바 있습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같은 소득이라도 어떤 지역, 어떤 종류의 대출을 받느냐에 따라 적용받는 상한선 자체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정확한 수치와 적용 범위는 시기별로 조정돼 왔으니, 대출을 앞두고 있다면 은행 창구나 금융위원회 스트레스 DSR 안내에서 그때그때 기준을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내리는 흐름과 내 대출금리가 실제로 움직이는 시점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 경로는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글에서 다뤘습니다. DSR은 그 대출금리를 반영해 얼마까지 빌릴 수 있는지를 정하는 기준이라, 두 가지를 같이 봐야 내 대출 한도와 이자 부담의 전체 그림이 잡힙니다. 대출을 계획 중이라면 신청 전에 은행 창구에서 내 DSR이 몇 %로 잡히는지부터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