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갱신을 앞두고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보증금은 그대로 두되 일부를 월세로 돌리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얼마씩 내라는 숫자는 나왔는데, 이게 적정한 건지 그냥 부르는 대로 내야 하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 자리에 감이 아니라 법이 그어둔 선이 있습니다.
상한선은 기준금리에 얹은 값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는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산정률에 상한을 둡니다. 시행령 제9조는 그 상한을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 2%를 더한 비율"과 “연 10%” 중 더 낮은 쪽으로 정합니다. 기준금리가 아무리 뛰어도 전환율이 10%를 넘지 못하게 막아둔 이중 장치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상한은 연 5.0%
한국은행이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습니다. 기준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시차와 달리, 전환율 상한은 기준금리가 바뀌는 순간 바로 따라 움직입니다. 3.00%에 시행령이 정한 2%를 더하면 5.00%, 10%보다 낮으니 지금 상한은 이 5.00%입니다. 작년보다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전환할 수 있는 월세 금액도 커진 셈입니다.
계산은 보증금에 전환율을 곱하고 12로 나눈다
월세로 전환하는 금액에 전환율을 곱한 뒤 12개월로 나누면 월 상한액이 나옵니다. 단순화한 가상 예시를 들면, 보증금 2억원을 월세로 돌린다고 할 때 2억 × 5.0% ÷ 12로 계산해 월 약 83만원이 법정 상한선입니다. 집주인이 이보다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면 그 초과분은 법이 정한 선을 넘습니다.
이 상한,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서 자주 헷갈립니다. 이 상한은 이미 맺어둔 전세 계약을 갱신하거나 계약 기간 중 조건을 바꿔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됩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바뀌면서 처음부터 반전세로 새로 계약하는 경우는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새 계약의 조건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시세를 고려해 협의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집이라도 기존 세입자가 갱신하며 전환할 때와 새 세입자가 처음 계약할 때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상황 | 전환율 상한 적용 여부 |
|---|---|
| 기존 계약 갱신 중 월세로 전환 | 적용 (연 5.0%가 상한) |
| 계약 기간 중 조건 변경으로 전환 | 적용 (연 5.0%가 상한) |
| 세입자가 바뀌는 신규 계약 | 미적용 (협의로 시세 결정) |
상한을 넘겨 이미 냈다면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상한을 넘는다면 그 초과분은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낮춰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미 낸 초과분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상한은 계약 갱신이나 존속 중인 계약의 조건 변경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매물이 줄어드는 시기일수록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장치와 함께 이 계산식도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짚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