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국세청이 지난 연말정산의 과다공제를 들여다보는 사후점검에 들어갑니다. 디지털세정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부양가족 중복공제, 소득 기준을 넘긴 부양가족 공제 같은 항목이 올해 점검 대상으로 제시됐습니다. 의료비 세액공제도 결국 누구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했는지에 걸려 있는 항목이라 매년 이맘때쯤 헷갈렸던 부분을 다시 짚어볼 만합니다.
얼마나 돌려받나: 3% 넘긴 금액의 15%
의료비 세액공제는 1년 동안 쓴 의료비 중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금액에 세액공제율을 곱해 돌려줍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일반 의료비는 15%,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는 20%, 난임시술비는 30%가 적용됩니다.
계산은 이렇습니다. 총급여 4천만원인 근로자가 부양가족 의료비로 300만원을 썼다면, 총급여의 3%인 120만원을 넘긴 180만원이 공제 대상액입니다. 여기에 15%를 곱한 27만원이 실제로 돌려받는 세액입니다. 총급여가 낮을수록 3% 기준선도 낮아져서 같은 금액을 써도 공제받는 액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한도 없이 받는 사람과 700만원에 막히는 사람
여기서 갈립니다. 본인, 6세 이하 자녀, 65세 이상 부모님, 장애인 가족의 의료비는 공제 한도가 없습니다. 반면 그 외 부양가족(배우자, 65세 미만 형제자매 등) 의료비는 연 700만원까지만 인정됩니다. 700만원을 다 채우면 15%를 곱한 105만원이 그 항목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입니다.
| 대상 | 한도 | 공제율 |
|---|---|---|
| 본인·6세 이하·65세 이상·장애인 | 없음 | 15% |
| 그 외 기본공제대상자(배우자, 65세 미만 형제자매 등) | 연 700만원 | 15% |
| 미숙아·선천성이상아 | 없음 | 20% |
| 난임시술비 | 없음 | 30% |
| 산후조리원 비용 | 출산 1회당 200만원 | 15% |
출처: 국세청 「의료비·보험료 세액공제」 안내. 배우자나 형제자매 의료비가 많이 나온 해라면 700만원 한도부터 확인해야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나이·소득 상관없이 되는데, 몰아주기는 안 됩니다
의료비 공제는 이 점에서 다른 항목과 다릅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나 기본공제와 달리 의료비는 기본공제 대상자의 나이와 소득 요건을 따지지 않습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생계를 같이 하는 형제자매라면 나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그 형제자매 의료비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100만원을 넘는 부모님이라 기본공제는 못 받는 상황이어도, 그 부모님 의료비는 공제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여기에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질의응답에 따르면 부모님을 형이 기본공제 대상자로 등록했다면, 동생이 실제로 병원비를 결제했더라도 동생은 그 의료비를 공제받지 못합니다. 공제는 실제로 돈을 낸 사람이 아니라 기본공제를 등록한 사람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형제끼리 부모님 의료비를 두고 “몰아주기"를 하고 싶다면 카드 결제자를 바꾸는 게 아니라 애초에 기본공제를 누가 받을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실손보험금 받은 금액은 빼야 합니다
병원비를 실손의료보험으로 돌려받았다면 그 금액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국세상담센터 안내를 보면 보험금은 그 보험금을 받게 된 원인인 의료비가 발생한 연도분에서 차감하는 게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2025년에 낸 병원비를 2026년에 보험금으로 돌려받았다면, 2026년이 아니라 2025년 의료비에서 그 금액을 빼야 합니다. 이미 2025년 귀속분 연말정산을 끝냈다면 수정신고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실손보험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따로 증빙서류를 낼 필요 없이 홈택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수령 내역이 함께 조회됩니다.
카드로 내도 이중으로 받습니다, 안경도 포함됩니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한 의료비는 국세상담센터 안내대로 의료비 세액공제와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를 동시에 적용받습니다. 병원비를 카드로 냈다고 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지는 게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외로 놓치는 항목은 안경과 콘택트렌즈입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시력보정용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는 1명당 연 50만원 한도로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들어갑니다. 카드로 샀다면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으로 잡히지만 안경원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현금영수증을 받지 않았다면 자료가 빠질 수 있어 영수증을 따로 챙겨야 합니다.
신청은 따로 안 합니다, 확인만 하면 됩니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연말정산 때 홈택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된 자료를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실손보험금 수령 내역이나 현금 결제분처럼 자동으로 안 잡히는 항목이 있으니 자료를 내려받은 뒤 실제로 쓴 금액과 맞는지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미 지난해 연말정산에서 의료비 공제를 놓쳤다면 경정청구로 5년 안에 돌려받는 방법을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한 해 병원비가 유독 많이 나와 소득 구간별 상한을 넘겼다면 이 글과는 다른 제도인 본인부담상한제 초과금 환급도 함께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두 제도 모두 최종 대상 여부와 한도는 국세청 홈택스나 국세상담센터(126)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